‘몸은 중국, 뇌는 미국’이라면 한국은 인프라를 판다: 모빌테크가 노리는 피지컬 AI ‘보이지 않는 층’
매일경제 인터뷰(7월 8일)에서 모빌테크 김재승 대표는 로봇의 몸(하드웨어)은 중국, 뇌(AI 모델)는 미국이 앞선 구도에서 한국의 자리는 ‘반도체처럼’ 정밀 센서·데이터·시뮬레이션 같은 핵심 인프라 공급에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에 한국형 공간 데이터를 대는 이 회사의 전략은 피지컬 AI ‘픽앤셔블’ 서사의 국내 표본이다.
- 모빌테크 (2017년 설립)회사
- 센서·캘리브레이션·시뮬레이션핵심 축
- 엔비디아 옴니버스 공간 데이터파트너
- 네이버·현대자동차초기 투자자
‘로봇의 몸은 중국이, 뇌는 미국이 앞서 있다’는 진단은 이제 업계의 상투적 요약에 가깝다. 매일경제가 2026년 7월 8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피지컬 AI 인프라 스타트업 모빌테크의 김재승 대표는 여기에 한 겹을 덧댔다. 몸과 뇌가 실제 물리 세계에서 오작동 없이 맞물려 돌아가려면, 라이다·카메라 등 서로 다른 센서의 오차를 하나의 좌표계로 맞추는 ‘캘리브레이션’, 도로에 나가기 전 안전하게 실패해볼 수 있는 디지털 트윈·시뮬레이션 환경 같은 보이지 않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 기업의 기회가 열린다고 봤다.
모빌테크가 파는 것은 로봇의 몸도 뇌도 아닌, 둘을 잇는 ‘인프라’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자율주행차·로봇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센서·센서 융합·학습 검증용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환경을 솔루션으로 묶어 수출한다. 인지·판단·제어의 핵심 알고리즘은 현대차 같은 완성차·로봇 업체의 몫으로 남기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캘리브레이션·시뮬레이션·모니터링을 공급하는 구조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해 옴니버스 생태계에 ‘한국형 공간 데이터’를 직접 대고 있으며, 2025년 CES에서는 엔비디아와 공동 전시도 진행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네이버·현대자동차를 초기 투자자로 확보한 점도 이 서사의 무게를 더한다.
왜 ‘한국형’ 데이터가 별도로 필요한가. 엔비디아의 가상훈련 플랫폼에 쓰이는 3D·학습 데이터의 상당 부분이 미국·유럽의 도로·건물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도로·건물·표지판 환경에 맞춘 ‘현지화’ 작업이 별도로 요구되고, 로봇·휴머노이드도 결국 공간을 알아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뮬레이션 환경은 그 자체로 핵심 인프라가 된다. 김 대표는 로봇 두뇌 쪽 경쟁도 결국 GPT·제미나이·클로드처럼 소수의 큰 모델로 정리될 것이라 보면서, 그 위·아래에서 솔루션과 데이터를 공급하는 자리가 넓게 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날 엔비디아·허깅페이스가 오픈소스 로보틱스 라이브러리 ‘르로봇’에 아이작 GR00T·텔레옵을 통합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 맥락과 겹친다. 로봇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협력은 300만 로봇 개발자와 1600만 AI 개발자 생태계를 연결해 학습·검증 인프라를 개방·확장하는 흐름이다. 모델과 데이터, 시뮬레이션이 한데 묶여 ‘학습-검증-배포’ 루프가 표준화될수록, 그 루프에 정밀 센서·현지화 데이터·캘리브레이션을 대는 공급자의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이 김 대표 논리의 핵심이다. 그는 산업용 로봇이 휴머노이드보다 먼저 실질적으로 자리 잡고, 2~3년 안에 로봇 AI 모델의 ‘돌파구’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적 함의는 ‘픽앤셔블(곡괭이와 삽)’ 서사다.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소재·장비·검증 생태계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이 생겨났듯, 피지컬 AI가 확산할수록 센서·데이터·시뮬레이션 같은 인프라 층에서 국내 기업의 재평가 여지가 거론될 수 있다. 완성 로봇이나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에 직접 뛰어들지 않고도 밸류체인의 길목을 잡는 전략은, 하드웨어·모델 양쪽에서 후발인 한국에 현실적인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로봇·모빌리티 부품 공급망의 관점은 자매지 모빌리티체인(mobilitychain.kr)에서 더 깊게 다룬다. 다만 위 강세 해석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필자의 추론·의견이며, 스타트업 특성상 매출의 ‘J커브’와 상용화 시점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인용 발언·수치는 매일경제 인터뷰 및 회사 발표 기준이고, 강세 해석은 필자의 추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