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기록

TI, ‘車 반도체를 로봇에 이식’ 선언: 휴머노이드 실리콘 시장을 겨누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코리아가 7월 9일 서울 양재동에서 ‘TI 모빌리티 & 로보틱스 세미나 2026’을 열고, 40년 넘게 축적한 차량용 아날로그·임베디드 반도체를 휴머노이드에 이식하는 로보틱스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다. 자동차와 로봇이 인식·제어·안전·전력이라는 공통 과제를 공유한다는 논리로, 매출 176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강자가 피지컬 AI 시장 선점에 나섰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코리아가 7월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TI 모빌리티 & 로보틱스 세미나 2026’을 열고, 40년 넘게 자동차에서 검증해 온 반도체 기술을 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로봇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박중서 TI코리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지난 10년간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온 반도체 기술이 앞으로 로보틱스의 미래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디지털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세미나에는 업계 관계자와 연구자 200여명이 참석했고, 실시간 구동 루프·모터 제어·센싱·레이더·비전·엣지 AI·48V 전력 시스템 등 차량용 반도체가 로봇 설계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데모 부스로 시연했다.

TI의 논리는 자동차와 로봇이 ‘시스템 수준의 과제’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등장으로 배터리·모터·센서·통신·전력 제어 반도체 탑재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 휴머노이드 역시 센서·관절·배터리·안전 제어 회로를 똑같이 필요로 한다. 박 대표는 “인식·조작·안전·전력이라는 네 가지 난제”를 로봇 확산의 관문으로 꼽으며, 전기차가 충전 인프라·48V 전력 구조·자율주행·차량사물통신(V2X)으로 진화한 흐름이 로보틱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허정혁 TI코리아 이사는 “전기차 모터 트랙션과 산업 자동화용 정밀 제어를 융합하면 로보틱스가 된다”며, TI MCU가 모터 제어의 FOC 연산을 약 500나노초에 처리하고 하이엔드 제품은 센싱부터 PWM 반영까지 1마이크로초 안에 끝낸다고 소개했다.

시장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박 대표는 “작년 100만 달러 미만이던 글로벌 휴머노이드·모바일 로봇 시장이 2030년 60억 달러, 2035년 5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연평균 50~60%의 가파른 성장을 전망했다(시장조사업체 욜그룹 인용). 다만 이 성장을 실현하려면 ‘사람 곁에서 충분히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가’와 ‘누구나 살 수 있는 어포더블(affordable)한 가격’이라는 두 조건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는 저가·검증된 아날로그 반도체로 이 어포더빌리티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그림을 그린다. 시장 규모·성장률 수치는 특정 조사기관 전망에 근거한 것으로, 출처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는 추정치다.

한국의 위치에 대한 진단도 눈길을 끈다. TI는 한국이 자동차·전자·배터리·제조·산업 자동화 기반을 갖춘 만큼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생산의 30%를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박 대표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한국이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TI가 엔비디아 등 글로벌 협력사와 함께 기능 안전 규격이 검증된 차량용 아키텍처를 로보틱스로 이식하는 만큼, 국내 완제품·부품 기업 입장에서는 검증된 실리콘 공급원이 넓어지는 수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세미나에서 제시된 벤더의 시장 전망·전략이며, 실제 채택·양산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개별 기업의 설계 결정에 달려 있다.

산업적 함의는 분명하다. 휴머노이드의 병목이 ‘머리(AI 모델)’에서 ‘몸통(액추에이션·전력·안전 실리콘)’으로 옮겨가는 국면에서, 차량용 반도체 강자가 로봇으로 조준을 옮긴다는 것은 부품·공급망 재편의 신호로 읽힌다. 관절 모터 제어(트랙션 인버터)·48V 배터리 관리(BMS)·정밀 액추에이션이라는 차량·로봇의 겹치는 축은, 국내 감속기·액추에이터·전장 부품사에도 새로운 수요 통로를 열 여지가 거론된다. 차량 전장에서 로봇 부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서사는 모빌리티체인(mobilitychain.kr)에서 더 깊게 다룬다. 자동차에서 검증된 실리콘이 얼마나 빠르게 로봇의 표준 부품으로 안착하느냐가, 향후 휴머노이드 원가·양산 경쟁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본문의 시장 전망·생산 비중·성장률은 특정 기관·기업의 추정치이며, 강세 해석은 필자의 추론·의견이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기업·종목 기록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