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에 로봇 6종 7대: 클로봇, ‘원전 안전관리’라는 새 시장 문을 열다
M&A로 물류 풀스택을 품은 클로봇(466100)이 이번엔 고위험 인프라로 무대를 넓힌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티로보틱스와 꾸린 컨소시엄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20억원 규모 융합 로봇 실증사업에 선정돼, 9월부터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에 6종 7대 로봇을 투입한다. 통합관제 솔루션 CROMS를 원전 해체·SMR 시대의 표준 레퍼런스로 세우려는 포석이다.
- 정부출연금 20억원 · 사업기간 2027년 11월까지사업 규모
- 6종 7대(실내 물류 3종 4대 + 실외 감시 3종 3대)투입 로봇
- 클로봇(주관)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 티로보틱스 · 경북ICT융합산업진흥협회컨소시엄
- 이기종 통합관제 CROMS로 실내외 다종 로봇 단일 미션 운영핵심 축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이 물류 자동화 몸통을 삼킨 이야기를 며칠 전 다뤘다. 이번엔 그 회사가 사람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고위험 시설로 무대를 넓히는 장면이다. 이기종 로봇 통합관제 전문기업 클로봇(466100)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티로보틱스·경북ICT융합산업진흥협회와 꾸린 컨소시엄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주관 ‘2026년 사회문제해결형 대규모 융합 로봇 실증사업’ 수행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총 20억원의 정부출연금이 투입되며, 사업 기간은 2027년 11월까지, 현장 설치·실증 운영은 오는 9월부터 시작한다.
배경에는 급증이 예고된 방사성폐기물이 있다. 회사와 로봇신문·디일렉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원전 르네상스 기조와 지난해 6월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이후 늘어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정적 처리, 나아가 고준위 폐기물 관리에 로봇을 직접 도입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을 목표로 한다. 사람이 상주하기 어려운 방사선 구역과 험지를 로봇이 대신 돌게 만드는, 전형적인 ‘3D(위험·더러움·고된) 노동의 로봇 대체’ 서사가 국가 인프라 한복판에서 실증 단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투입되는 로봇은 실내외 합쳐 6종 7대다. 실내 물류·적재 자동화(3종 4대)는 폐기물 인수저장건물 내부에서 최대 2톤급 고중량을 나르는 무인지게차 1대와 AMR 2대를 병렬 운영하고, 이송된 드럼을 처분 용기에 1통씩 정밀 적재하는 6축 산업용 로봇 1대가 이를 받는다. 실외 종합 안전 감시·순찰(3종 3대)은 지상지원시설 외부를 지형에 따라 3분할해, 평탄로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시설물 인근 중간 험지는 편심 자율주행 로봇이 외벽 크랙·6종 유해가스 누출을 점검하고, 철책 경계와 계단 등 복합 험지는 강화학습 기반 4족 보행 순찰 로봇이 24시간 무인 경계를 맡는다.
이 프로젝트에서 클로봇이 파는 진짜 상품은 개별 로봇이 아니라 이들을 한 시스템으로 엮는 통합관제 솔루션 크롬스(CROMS)다. 종류도 제조사도 다른 로봇 7대를 하나의 미션으로 생성·실행하고, 실내 물류와 실외 감시를 음영지역 없이 이어 붙이는 관제 능력이 핵심이다. 앞서 다룬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로 확보한 물류 SI 역량과 결합하면, 이동 로봇·고정 설비·감시 로봇을 아우르는 ‘풀스택 관제’를 실제 고위험 현장에서 검증하는 첫 대형 레퍼런스가 된다.
투자 관점에서 이 실증의 무게는 매출 규모 자체보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신시장의 표준 레퍼런스를 선점한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전 해체·SMR·중저준위 처분은 안전 인증과 실적(track record)이 곧 수주 자격이 되는 영역이라, 국가 처분시설에서 쌓은 무인화 실증은 후속 물량과 해외 원전 안전관리 자동화 수출로 이어질 발판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실증은 상용 계약과 다르고, 20억원 정부출연금 사업이 곧바로 대형 매출로 직결되지는 않으며, 원전 정책·해체 일정에 성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점은 헤지해야 할 리스크다. 정리하면 고위험 인프라라는 새 카테고리에서 통합관제 플랫폼의 상품성을 입증하려는 시도이며, 성공 시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론·의견이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다. 언급된 목표·전망은 공개된 사실에 기반한 필자의 추정·의견이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