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짜리 범용 휴머노이드가 수술실에 섰다: 유니트리 G1, 돼지 담낭 절제 성공
미국 UCSD 연구팀이 범용 휴머노이드 유니트리 G1 2대로 살아있는 돼지의 담낭 절제 수술 2건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수억원대 전용 수술로봇 다빈치와 달리 수천만원대 범용 로봇에 소프트웨어·어댑터를 얹어 수술 접근성을 넓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 유니트리 G1 2대사용 로봇
- 돼지 담낭 절제 2건수술
- 약 1만3500달러G1 기본가
- 네이처(Nature)게재 학술지
수술 전용으로 설계되지 않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살아있는 동물의 침습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ZDNet Korea와 Yahoo·UPI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의과대학·제이컵스 공대 연구팀은 중국 유니트리의 범용 휴머노이드 ‘G1’ 2대를 이용해 살아있는 돼지의 담낭 절제 수술 2건을 수행했고, 그 결과를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전용 수술 장비가 아니라 시중에서 파는 범용 이족보행 로봇이 실제 조직을 다루는 외과 작업을 해냈다는 점에서, 로봇 수술의 진입 장벽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실험은 숙련된 외과의가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는 인간·로봇 협업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G1이 일반 수술 기구를 잡을 수 있도록 전용 물리 어댑터를 제작하고, 외과의의 손동작을 로봇 손목의 수술 도구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제어 소프트웨어를 새로 개발했다. 집도의는 스테레오 헤드셋 디스플레이로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며 발 페달로 손동작과 기구 움직임의 연결·해제를 제어했다. 첫 수술에서는 사람 외과의가 로봇 옆에서 보조했고, 두 번째 수술에서는 원격 조종되는 두 대의 휴머노이드가 서로 협업해 절제를 완수했다.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비용 구조의 파괴적 차이다. ZDNet에 따르면 손이 없는 G1 기본형은 약 1만3500달러(약 2000만원)이며, 로봇 손 등 수술 장비를 더해도 6만7000달러(약 1억원) 안팎이다. 반면 대표적 수술로봇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 시스템은 장비 가격이 50만 달러(약 7억5000만원)에서 수백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무게도 다빈치가 약 816㎏에 이르는 반면 G1은 키 152㎝·무게 27㎏에 불과해 이동·설치가 훨씬 쉽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이 전용 수술로봇을 들이기 어려운 소규모 병원, 시골 지역, 나아가 전장·우주 같은 특수 환경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분명하다는 점을 연구팀 스스로 강조했다. 실험에서는 통신 지연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재보정과 로봇 팔 위치 조정이 반복되면서 작업이 수 분간 멈추는 일이 여러 차례 발생해 전체 수술 시간이 전용 로봇보다 크게 길어졌다. G1의 팔 길이가 약 450㎜로 사람보다 짧아 집도의의 조작 부담이 컸다는 한계도 확인됐다. 무엇보다 다빈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다수의 임상시험을 거친 반면, 이번 휴머노이드 원격 수술은 아직 비임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어 사람 대상 적용까지는 상당한 검증이 남아 있다.
연구팀이 그린 그림
UCSD 마이클 입(Michael Yip) 교수는 “원격 조종·자율 휴머노이드 로봇은 환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필수 수술의 접근성을 크게 넓힐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샹레이 류 교수도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수술실 공간도 훨씬 적게 차지한다”며 특수 환경 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핵심은 하드웨어 자체가 아니라, 값싼 범용 로봇 위에 어떤 과업 특화 소프트웨어·도구를 얹느냐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는 점이다.
산업적 함의는 ‘범용 휴머노이드 + 과업 특화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사업 구조의 실증에 있다. 값비싼 전용 장비가 지켜온 해자(垓字)를, 수천만원대 범용 로봇에 제어 소프트웨어와 어댑터를 얹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재평가할 여지가 거론된다. 이는 인튜이티브 서지컬 같은 기존 강자에게는 도전 요인인 동시에, 저비용 수술로봇 생태계와 로봇 소프트웨어·수술 도구 업체에는 새로운 시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추정)도 가능하다. 다만 규제 승인·안전성 검증이라는 관문이 큰 만큼, 당장의 수혜를 단정하기보다 기술 성숙도와 임상 데이터의 축적 속도를 지켜볼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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