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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R&D 계획을 버린다: 1.4조원 ‘피지컬AI 자율공장’에 ‘무빙타깃’을 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7월 10일 서울 상암에서 ‘2026 경남·전북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 설명회’를 열고,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R&D에 연구 방향과 예산·참여기관까지 바꿀 수 있는 ‘무빙타깃’ 방식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완제품보다 공장 전체를 지능화하는 ‘한국형 자율공장’ 레퍼런스에 방점을 찍은 것이 특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7월 10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2026 경남·전북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디지털투데이·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피지컬AI R&D에 ‘무빙타깃(moving target)’ 방식을 적용해, 사업 도중에도 연구 방향과 수행계획, 참여기관, 예산까지 바꿀 수 있게 했다. 공모 단계부터 기술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고 어떻게 조정할지를 제안받고, 그 구체성을 수행기관 선정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경직된 국가 R&D의 고정된 계획서 관행을 정면으로 손보는 실험적 설계다.

배경에는 피지컬AI 기술의 빠른 세대교체가 있다. NIPA 사업책임자(PM)는 “피지컬AI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과제 기간은 4년5개월”이라며, 시작 시점에 유망했던 기술이 종료 시점엔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그는 비전언어행동모델(VLA)에서 월드액션모델(WAM)로 흐름이 옮겨가는 상황을 예로 들며 “기술 방향성이 바뀌었는데 기존 계획을 그대로 수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참여 컨소시엄은 논문·기술보고서·연구자 커뮤니티 등으로 기술 동향을 추적할 체계와, 변화가 확인되면 모델·연구방법·수행기관 구성을 어떻게 바꿀지까지 사업계획에 담아야 한다.

사업은 지역별로 역할이 나뉜다. 전북 사업은 국비 약 5150억원과 지방비 약 861억원을 포함해 총 7300억원, 경남 사업은 국비 약 4058억원을 포함해 총 6700억원 규모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된다. 경남은 이미 가동 중인 제조공장에서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환경을 목표로, 숙련작업자의 노하우와 장비 데이터를 물리법칙 기반 합성데이터와 결합해 물리지능행동모델(PI-LAM)·월드모델을 개발한다. 전북은 사람 개입을 최소화한 무인공장의 통합 운영에 초점을 맞춰, 다수의 로봇·설비·센서·물류시스템을 잇는 소프트웨어정의공장(SDF)과 운영제어시스템(OCS), 디지털트윈, 신경망처리장치(NPU) 실증 스테이션, 피지컬AI 실증 메타팩토리를 구축한다. 두 사업을 합친 세부과제는 총 35개다.

주목할 대목은 무게중심이다. NIPA PM은 “휴머노이드와 그리퍼(로봇 집게)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도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복잡한 공장 환경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통합 지능화 기술에 방점을 찍었다. 즉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사람을 닮은 로봇 한 대’가 아니라 ‘공장 전체가 스스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겨냥한다. 최종 목표는 설비·공정·물류·품질을 통합 운영하는 한국형 자율공장 레퍼런스를 만들고, 이를 국내외 공장에 적용 가능한 ‘K-AI 공장’ 패키지로 수출까지 확산하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네이버클라우드·메가존클라우드·LG CNS·KT·지멘스 등 대기업과 다수의 AI 기업이 참석했다.

투자 관점의 함의도 읽힌다. 완제품 로봇보다 데이터·모델·소프트웨어정의공장 같은 ‘지능 레이어’에 국가 예산이 집중된다는 점은, 물리지능행동모델·월드모델·국산 NPU·산업데이터 파이프라인 역량을 갖춘 기업군에 중장기 수혜가 예상된다는 강세 해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필자의 추론·의견이며, 특정 종목의 수주나 실적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총괄과제 중심의 공모 구조가 중소기업에는 대규모 컨소시엄 구성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NIPA는 “직접적인 컨소시엄 구성 지원은 어렵다”며 지역 테크노파크·피지컬AI 얼라이언스를 통한 협력을 권했다. 공고는 오는 28일까지, 접수는 17일부터 28일 오후 3시까지이며, 8월 5~7일 발표평가를 거쳐 8월 안에 수행기관을 선정한다.

산업적으로 보면 이번 설계는 한국 피지컬AI 정책이 ‘멋진 시연’에서 ‘돈 버는 공장’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4년 넘는 국가 과제에 기술 변화를 흡수할 유연성을 넣은 것은, 세대교체가 빠른 로봇 지능 분야에서 예산이 낡은 기술에 묶이는 위험을 줄이려는 현실적 대응으로 읽힌다. 다만 무빙타깃의 성패는 협의체의 조정 역량과, 중소·중견기업이 실제로 컨소시엄에 올라탈 수 있는 진입 경로에 달려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계획 변경 유연성이 성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책임 소재만 흐릿해질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본문의 강세 해석은 필자의 추론·의견이며 확정된 수주·실적이 아니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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