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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 1만 번’이 아니라 ‘1만 가지를 한 번씩’: 미 최대 조선소 야드로 들어간 피지컬 AI 용접

미국 오하이오의 패스 로보틱스(Path Robotics)가 실시간 비전 유도로 용접 경로를 스스로 찾는 피지컬 AI 용접 시스템을 앞세워 조선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 최대 군함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는 지난 2월 패스와, 3월엔 그레이매터 로보틱스와 자율 용접 도입 MOU를 체결했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팟’ 4족 로봇까지 이동식 용접에 투입되고 있다.

피지컬 AI가 데모 무대를 지나 ‘중공업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로봇 전문매체 더로봇리포트가 현지시간 7월 10일 공개한 팟캐스트(에피소드 252)에서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본사를 둔 패스 로보틱스(Path Robotics)의 앤디 론스베리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용접 로봇을 세팅하고 운용하는 일이 왜 그토록 까다로웠는지를 설명하며 회사가 택한 해법을 소개했다. 패스는 용접 토치가 지나갈 경로를 AI로 식별하고, 실시간 비전 유도로 최적 경로를 유지하며 로봇을 움직인다. 사람이 일일이 티칭하지 않아도 로봇이 스스로 용접선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주목할 대목은 이 기술이 미 해군 군함을 짓는 조선소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 HII)는 지난 2월 패스 로보틱스와, 3월 말엔 캘리포니아의 그레이매터 로보틱스와 각각 자율 용접·피지컬 AI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버지니아비즈니스가 4월 30일 전했다. HII는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을, 미시시피 야드에서 구축함·경비함 등을 건조하는 미 해군·해안경비대의 핵심 협력사로, 뉴포트뉴스에만 약 2만 6000명이 일한다. 패스는 여기에 더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로봇 ‘스팟(Spot)’을 조선 현장의 이동식 용접에 투입하고 있다.

왜 하필 ‘피지컬 AI’여야 하는지는 조선업의 작업 구조가 말해준다. HII의 에릭 츄닝 해양시스템·전략 담당 부사장은 “과거 자동화는 한 로봇이 같은 작업을 1만 번 반복하는 식이었지만, 조선에서는 1만 가지 작업을 각각 한 번씩 해내야 한다”며 “그래서 다양한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시스템, 즉 피지컬 AI가 판을 바꾼다”고 말했다(버지니아비즈니스 인용). 대량 반복이 아니라 비정형·소량·일회성 작업이 지배하는 현장일수록, 사전 프로그래밍보다 현장에서 보고 판단하는 로봇의 가치가 커진다는 논리다. 숙련 용접공 부족이 구조화된 미국 제조·방산 현장에서 이 서사는 특히 힘을 받는다.

더 보기: HII의 자동화 전략과 상장주 맥락

버지니아비즈니스에 따르면 HII는 2025년 조선 처리량을 전년 대비 14% 끌어올렸고 올해는 15%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패스와의 협력은 모듈 건조 외주화, 직업훈련 도제 프로그램 확대, 6억 달러 이상 설비투자 계획 등을 포함한 ‘5대 전략’의 한 축이다. HII는 뉴욕증시 상장사(NYSE: HII)로, 자동화 실행력과 자본 배분을 놓고 시장의 관심을 받아온 방산·조선주다. 다만 주가·목표주가 관련 수치는 출처(투자정보 서비스)마다 달라, 단정적 지표로 인용하기보다 참고로만 두는 편이 안전하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는 ‘피지컬 AI의 수요처가 실체를 갖췄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데모 영상이 아니라 항공모함·구축함을 짓는 야드가 자율 용접의 실증 고객으로 나섰다는 사실은, 관련 기술·부품 공급망에 구조적 성장 여지를 시사한다는 견해가 거론된다. HII 같은 방산·조선주는 자동화로 병목인 용접·숙련인력 문제를 완화할 경우 처리량과 마진 개선의 지렛대를 얻을 수 있다는 강세 논리도 가능하다. 다만 이는 근거에 기반한 필자의 추론·의견일 뿐 확정된 실적이 아니며, MOU 단계의 협력이 실제 양산 도입과 재무 성과로 이어질지는 일정·비용·검증 결과가 나와봐야 판단할 수 있다.

산업적 함의는 분명하다: 피지컬 AI 경쟁의 전선이 휴머노이드 무대를 넘어 조선·철강 같은 ‘무거운 제조’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선·중공업의 용접 자동화와 AI 전환은 이미 화두이며, 패스·그레이매터 같은 미국 사례는 ‘비정형 현장에서의 자율 용접’이라는 공통 과제의 상용화 속도를 가늠하는 준거가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실제 야드에서의 용접 품질·수율과 확산 속도이며, 여기서 성과가 확인될수록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산업 분석이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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