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피지컬 AI’ 20조원 엔진에 시동: 정부·대기업·소부장 삼각편대, 감속기 국산화가 승부처
정부가 2030년까지 민관 합동 20조원을 피지컬 AI 자율공장 확산에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7월 1일 고시된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과 6월 29일 ‘제조AI 2030 전략’을 축으로 국가 제조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현대차·삼성·LG 삼각편대가 가동된다. 중국이 로봇 부품 공급망 완결을 주장하는 가운데, 감속기·정밀 구동계 국산화가 한국 진영의 실질 승부처로 떠오른다.
- 2030년까지 20조원민관 투자
- 피지컬 AI 전략·제조AI 2030정책 축
- 유럽·美의 40~60%中 부품원가 주장
- 에스피지·로보티즈 등국산화 주도
한국이 로봇을 넘어 가상과 현실을 인공지능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영토 전쟁에 국가 차원의 자금을 걸었다. 디지털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확정 고시한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과 6월 29일 발표한 ‘제조업 대전환의 길: 제조AI 2030 전략’을 두 축으로, 오는 2030년까지 민관 합동 총 20조원을 자율 공장 확산과 부가가치 창출에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엔비디아의 ‘아이작’ 같은 외산 플랫폼이 전 세계 산업의 ‘두뇌’를 선점해 들어오는 가운데, 단순 하드웨어 껍데기 납품 기지로 전락하지 않겠다는 위기감이 정책의 배경으로 읽힌다.
가장 손에 잡히는 마중물은 과기정통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추진하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뒷받침하는 대규모 자금과 데이터 인프라다. 이 사업으로 제조 현장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국가 제조데이터 라이브러리’가 구축되고, 은퇴를 앞둔 제조 명장의 암묵지(暗默知)까지 데이터로 변환해 AI 학습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외산 플랫폼 도움 없이 국내 기업이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실증할 길을 열겠다는 것으로, 지난 6월 19일 출범한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가 그 협의 채널이 될 수 있다.
정부의 드라이브에 현대차·삼성·LG가 ‘현장 데이터 두뇌 주권’을 사수하는 삼각편대로 호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인간형 로봇 상용화를 추진 중이고, LG는 구광모 대표가 직접 실리콘밸리에서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는 등 피지컬 AI 파트너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제품 대기업이 현장 데이터를 쥐고, 정부가 공용 인프라를 깔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진영이 하드웨어를 받치는 풀스택 구도가 하반기 윤곽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다만 이 그림의 실질 승부처는 구호가 아니라 ‘로봇의 근육’인 감속기와 정밀 구동계의 국산화율이다. 글로벌이코노믹 보도를 보면, 중국 측은 상하이 구신지능산업박람회(CIEI 2026) 개막식에서 모터·감속기·볼스크루·센서·제어기를 아우르는 하드웨어 공급망을 갖췄고 제조 원가가 유럽·미국의 40~60%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중국 정부가 후원한 협회 자체 발표여서 별도 검증이 필요하며, 국내 업계는 실제 체감 원가 격차가 20~30%대에 가깝고 초정밀 베어링·정밀 소재는 여전히 일본·독일 의존도가 높다고 반론한다. 수치는 출처에 따라 크게 갈리는 만큼 단정하기 이르다.
정책 자금과 부품 국산화가 맞물리며 국내 로봇 부품사에 대한 재평가 기대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감속기의 에스피지, 정밀 구동계의 로보티즈, 삼성전자 투자 이후 감속기·모터 내재화율을 끌어올리는 레인보우로보틱스, 협동로봇 라인업으로 해외 인증에 속도를 내는 두산로보틱스 등이 국산화를 이끈다. 증권가에서도 원가 격차 자체보다 이들이 완성차·로봇 조립사의 1차 협력사 지위를 실제로 얼마나 확보하느냐를 핵심 주가 변수로 본다는 시각이 전해진다. 다만 이는 정책 수혜 기대에 기반한 추정·의견이며, 아직 대규모 조달 계약 사례가 확인된 단계는 아니라는 점에서 옥석 가리기는 이제부터다. 부품 공급망 관점의 심화 서사는 자매지 mobilitychain.kr에서 이어진다.
20조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플랫폼·부품을 한데 묶어 ‘두뇌부터 근육까지’ 자립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느냐다. 정부의 마중물이 실제 자율공장 확산과 국산 부품의 1차 협력사 편입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로봇 산업은 하드웨어 하청을 넘어 피지컬 AI 밸류체인의 주도권 일부를 쥘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대로 데이터 표준화와 양산·인증이 지체되면 자금만 앞선 구호에 그칠 위험도 상존한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