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관절 속 ‘숨은 부품’ 베어링: 골드텍, 반도체서 쌓은 정밀 노하우로 로봇 시장 정조준
정밀 베어링 전문기업 골드텍이 미국 RBC베어링의 씬섹션 베어링을 앞세워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 부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 베어링에서 쌓은 정밀 노하우를 관절용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감속기·액추에이터에 이어 베어링이 국산 로봇 부품 생태계의 다음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 최대 104개휴머노이드 1대당 베어링
- 절반 이상씬섹션 대체 가능 비중
- 일반比 30~60%씬섹션 경량화
- 90%+골드텍 웨이퍼 로봇 베어링 국내 점유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AI 모델)와 근육(액추에이터·감속기)에 관심이 쏠리는 사이, 관절 곳곳에서 회전을 지탱하는 정밀 베어링이 조용히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밀 베어링 전문기업 골드텍(대표 백금천)은 13일 미국 RBC베어링의 씬섹션 베어링(Thin Section Bearing)을 앞세워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골드텍은 2014년 RBC베어링과 대리점 계약을 맺은 아시아 전역 독점 공인 대리점으로,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용 베어링 분야에서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공급해 온 회사다.
핵심은 ‘한 대에 100개 넘는 베어링이 들어간다’는 물량의 논리다. RBC베어링 분석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1대에는 최대 104개의 베어링이 탑재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씬섹션 베어링으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거론된다. 씬섹션 베어링은 단면이 얇고 일정해 일반 베어링 대비 30~60% 가볍고, 중공(中空) 설계 덕에 관절 내부로 배선을 통과시킬 수 있어 어깨·손목·허리·무릎 관절에 적합하다. 로봇 대수가 늘수록 부품 수요가 곱으로 커지는 구조여서, 베어링은 감속기·액추에이터에 이어 ‘개수로 승부하는’ 부품군으로 평가된다.
수요처의 무게감도 만만치 않다. 로봇신문에 따르면 RBC의 씬섹션 베어링은 테슬라 옵티머스, 피규어 AI의 Figure 02,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Digit 등 글로벌 휴머노이드 플랫폼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씬섹션 사업부인 ITB(Industrial Tectonics Bearings)는 1955년 설립된 이 분야의 원조로, 항공우주 품질 인증(AS9100D·NADCAP)을 보유하고 있다. 골드텍은 표준 카탈로그 300여 종의 재고를 운영하며 OEM 부품 번호·도면·샘플 기반의 크로스 레퍼런스 기술 상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로봇 개발사가 설계 초기 단계부터 적합한 베어링을 선정하도록 돕는 ‘설계 동반’ 전략인 셈이다.
이 흐름은 골드텍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베어링 강자들도 로봇을 미래 시장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독일 셰플러(Schaeffler)는 지난 5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과 1,000대 이상 규모의 로봇 공급 협력을 발표했고, 외신은 이를 2031년 10만 대 규모로 확장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했다(Forbes, 2026.05.13). 베어링·감속기 같은 정밀 회전 부품을 오래 다뤄 온 기업들이 로봇 관절이라는 새 응용처로 몰려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방산·정밀기계에서 축적한 부품 역량을 로봇으로 옮겨 심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로봇 베어링은 ‘완제품 경쟁 결과와 무관하게 물량이 늘면 수혜를 보는’ 인프라형 부품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거론된다. 어느 휴머노이드 브랜드가 승자가 되든 관절 베어링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RBC베어링(NYSE: RBC)이나 셰플러 같은 상장 부품사, 그리고 이들과 연결된 국내 유통·가공 파트너가 휴머노이드 양산 확대의 간접 수혜주로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이는 산업 논리에 기반한 추정·의견이며, 구체적 수주 규모나 실적 반영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골드텍의 이번 발표 역시 시장 공략 개시 단계로, 계약 성과는 향후 공시·수주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휴머노이드 산업의 성장 서사는 이제 AI와 액추에이터를 넘어 베어링 같은 ‘숨은 정밀 부품’의 국산·유통 생태계로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로봇에서 검증된 정밀 베어링 노하우가 로봇 관절로 이식되는 과정은, 한국 소부장이 휴머노이드 공급망에서 차지할 수 있는 실질적 자리를 보여준다. 로봇 부품 공급망의 큰 그림은 자매지 mobilitychain.kr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언급된 투자 관련 견해는 공개된 사실에 기반한 추정·의견으로 확정된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