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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르쿤의 ‘월드모델’ 베팅에 삼성전자도 올라탔다: AMI랩스 10억 달러 시드가 던진 신호

‘딥러닝의 대부’ 얀 르쿤이 메타를 떠나 세운 월드모델 스타트업 AMI랩스가 아직 제품도 매출도 없이 시드 단계에서만 10억3000만 달러(약 1조5300억원)를 끌어모았다. 공동창업자 알렉상드르 르브룅의 첫 한국어 인터뷰에서 확인된 핵심은 ‘로봇 등 피지컬 AI에는 LLM이 아니라 물리 원리를 이해하는 월드모델이 필요하다’는 명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BVA가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로봇 같은 피지컬 AI에는 글로만 학습한 대형언어모델(LLM)이 맞지 않는다’는 명제가, 이제 수조 원 단위 자본의 베팅으로 옮겨붙고 있다. 조선일보가 지난 7일 서울에서 진행한 첫 한국어 인터뷰에서 알렉상드르 르브룅(Alexandre Lebrun) AMI랩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에 중요한 것은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는 AI”라고 말했다. AMI랩스는 ‘딥러닝의 대부’이자 이른바 ‘AI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Yann LeCun) 뉴욕대 교수가 메타 수석 AI 과학자를 지낸 뒤 2025년 12월 세운 월드모델(world model) 전문 스타트업이다. 르브룅 CEO는 20년간 AI 업체 3곳을 세운 연쇄 창업가로, 실리콘밸리 메타 AI 연구소에서 르쿤과 함께 일한 인연으로 회사를 공동창업했다.

주목할 대목은 자본의 규모와 시점이다. AMI랩스는 지난 3월 시드(초기) 단계에서만 10억3000만 달러, 약 1조5300억원을 유치했다. 아직 내놓은 제품도, 구체적 매출 계획도 없는 회사에 이 정도 자금이 몰린 것을 두고 테크 업계가 ‘LLM 다음’으로 월드모델에 베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Week 등 해외 매체도 르쿤이 메타를 떠나 10억 달러 규모의 월드모델 스타트업을 출범시켰다고 독립적으로 전했다. 특히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조선일보는 전했다.

월드모델은 ‘다음 단어’가 아니라 ‘다음 상황·행동’을 예측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LLM과 결이 다르다. 르브룅 CEO는 “AI가 다음 행동을 예측하게 하는 법은 방대한 영상을 학습해 다음 장면을 통째로 생성하는 방식과, 현실 세계의 법칙을 이해해 예측하는 방식 등 2가지가 있다”며 “AMI랩스는 후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뚜껑 연 물병을 탁자 끝으로 밀어 보이며 “네다섯 살 아이도 더 밀면 병이 떨어져 물이 튈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고 했다. 지금 산업 현장에 배치된 로봇은 프로그래밍된 좁은 작업만 반복할 뿐 맥락 인식이 없지만, 여덟 살 아이가 처음 보는 식탁도 치우듯 다양한 환경에서 쓰이려면 주변 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접근이 ‘AI의 고질병’인 환각을 줄이는 길이라고도 했다.

월드모델은 소수 진영만 도전하는 고난도 영역이라, 초기 참여 기업의 희소성이 곧 협상력이 될 수 있다. 현재 이 분야는 엔비디아 ‘코스모스’, 구글 ‘지니(Genie)’, 그리고 AMI랩스가 내세우는 ‘제파(JEPA)’ 계열 등 한정된 플레이어가 경쟁하는 구도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LG그룹이 영국 유니콘 피직스엑스(PhysicsX)와 손잡고 산업 특화 월드모델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공개하는 등, 로봇의 ‘최상위 두뇌’를 둘러싼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로봇의 손발(액추에이터·감속기)만큼이나 ‘세계를 이해하는 두뇌’가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병목으로 지목되는 흐름이다.

투자 관점에서 이번 라운드가 흥미로운 이유는, 삼성전자·SBVA의 참여가 국내 자본의 ‘피지컬 AI 원천기술’ 포지셔닝으로 읽힐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제품 이전 단계인 만큼 이를 실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세계 최고 석학이 주도하는 월드모델 진영에 삼성전자가 초기부터 지분을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는 반도체를 넘어 로봇 두뇌 밸류체인으로의 확장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추정·의견). 다만 월드모델은 아키텍처를 새로 짜야 하는 미개척 영역이라 상용화 시점과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며, 시드 단계 대형 투자가 곧바로 성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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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쿤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현재의 LLM 중심 경쟁을 두고 ‘거품’ 위험을 경고하며, 진정한 지능은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다음 세대 아키텍처에서 나온다고 주장해 왔다. AMI랩스가 매출도 제품도 없이 시드 단계에서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한 배경에는 이런 ‘포스트 LLM’ 서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자리한다. 로봇·자동차 등 현실에서 움직이는 시스템일수록 텍스트가 아닌 행동·물리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인간의 1인칭 동작을 대량 수집하는 ‘데이터 노동’ 확산과도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시드 단계 스타트업과 관련 상장사에 대한 언급은 공개된 사실에 기반한 필자의 추정·의견을 포함하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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