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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승부처가 ‘몸’에서 ‘두뇌’로: 중국의 현장 데이터 플라이휠과 상하이 WAIC

블룸버그는 휴머노이드 경쟁이 하드웨어에서 실제 현장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공장·물류창고·가정에 로봇을 대거 투입해 학습 데이터를 쌓는 전략으로 미국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17일 개막하는 상하이 WAIC가 그 쇼케이스가 된다.

휴머노이드 경쟁의 무게중심이 ‘몸’에서 ‘두뇌’로 이동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7월 16일 보도에서 걷고 물건을 집는 기본 기능 경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이제는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AI)의 판단력과 작업 능력을 키우느냐가 승부를 가른다고 진단했다. 뉴스1이 전한 이 분석의 핵심은 간명하다. 로봇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로봇을 실험실이 아니라 실제 산업현장에 밀어 넣는 방식을 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이징의 로보테라(Robotera)는 물류센터에서 휴머노이드를 운영하고, 갈봇(Galbot)은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 공장에서 자재 운반을 맡고 있다. AI²로보틱스는 자동차·반도체·전자 공장에 로봇을 공급하고, 유니트리(Unitree)는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AI 모델 개발에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장은 조명·물체 위치·사람의 동선이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로봇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반복 경험하며 만들어내는 방대한 데이터가 그대로 학습 재료가 된다.

이 데이터 우위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의 규모가 특히 눈에 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전역에 슈퍼마켓·공장·사무실·가정을 재현한 로봇 데이터센터 64곳이 운영 중이고 20곳이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도 몰린다. 시장조사업체 ITjuzi 집계로 올해 휴머노이드 분야 투자액은 1000억 위안을 넘어 최근 5년 누적치를 웃돌았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연말까지 공장에 휴머노이드 1만 대를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고, 바클레이즈는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분의 최대 60%를 휴머노이드로 대체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런 목표·비중 수치는 기관마다 추산이 갈리는 예측치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17일 개막하는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는 이 전략의 공개 무대가 된다.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사전행사에서 휴머노이드는 달리는 로봇말 위에서 활을 쏘고, 카자흐족 전통악기 돔브라를 연주하고, 신장식 국수를 손수 만드는 고난도 임무에 도전했다. 물수제비 하나에도 전신 43개 모터의 정밀 협업이 필요했다. 주최 측은 이 실험들이 볼거리인 동시에 ‘실전 투입을 위한 데이터 구축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본행사에는 1100여 개 기업이 3000여 개 제품을 전시하고 이 가운데 300여 개가 세계 최초 제품이며, 화웨이는 최대 8192장의 신경망연산장치(NPU)를 연결하는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를 실물로 선보인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서는 점도 국가적 무게를 보여준다.

미국은 어디쯤 있나

블룸버그는 미국 기업들이 시뮬레이션이나 사람이 직접 시연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중국은 실제 환경 자체를 학습장으로 삼는다고 대비시켰다. 미국에서도 테슬라 ‘옵티머스’, 피겨AI(Figure AI), 앱트로닉(Apptronik) 등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는 ‘규모’에서는 중국이 앞선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선도 기업들이 확보한 로봇 학습 데이터를 약 50만 시간으로 추산하면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AI를 만들려면 수천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격차가 결정적이라기보다, 데이터를 먼저 대규모로 쌓는 쪽이 학습 곡선에서 유리해지는 ‘플라이휠’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읽힌다.

결국 물리 AI(피지컬 AI)의 진짜 해자는 모델 자체보다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법’이 되고 있다. 로봇이 현장에서 많이 굴러야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가 쌓여야 모델이 좋아지고, 모델이 좋아져야 더 많은 현장에 투입되는 선순환이 자리 잡으면, 하드웨어를 빠르게 따라잡더라도 데이터 축적 시간은 단축하기 어렵다. 이 관점에서 학습 데이터 인프라·센서·엣지 연산·현장 운영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밸류체인이 재평가될 여지가 거론될 수 있으며, 한국 부품·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데이터를 생성하는 접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장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는 산업 흐름에 근거한 추론이며, 특정 기업의 실적·수주로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인용한 목표·투자·시장 수치는 각 기관의 추정치로 출처마다 다를 수 있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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